[매일경제]엑스레이 촬영 참 쉽네…카메라 찍듯 '찰칵'
2021.01.06

휴대용 엑스레이 `마인2`
에이치디티 오준호 대표
외양만 보면 카메라로 착각
초소형화로 휴대·이용 간편
코로나 선별검사소서 활용
피폭량 기존 장비의 16%
전세계 47개 나라에 수출도
AI로 코로나 의심환자 판정
신제품 `마인올뉴` 판매 개시
이덕주 기자

"전국 코로나 선별검사소나 서울 지역 보건소에 가면 에이치디티(HDT)가 만든 휴대용 엑스레이 기기 `마인2`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."
지난 5일 광주시 소재 에이치디티 본사를 찾은 기자에게 오준호 대표는 렌즈교환식카메라(DSLR) 정도 크기의 휴대용 엑스레이 기기 `마인2`를 꺼내 보여줬다. 흰색 몸체에 푸른색과 분홍색을 섞어 만든 제품으로 겉모습은 일반 휴대용 카메라와 똑같아 보였다.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이동식 엑스레이 촬영기기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오 대표는 밝혔다. 오 대표는 "기존에는 엑스레이 기기가 병원 밖으로 나가는 게 불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선별검사소 등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다"며 "마인2도 외부 사용을 정식으로 허가받아 선별검사소에서 마인2를 사람 키 정도의 거치대에 고정해 놓은 채 쓰고 있다"고 설명했다.
그러면서 오 대표는 "노트북 정도로 크기를 줄인 디텍터(엑스레이를 촬영할 때 신체가 밀착되는 부분)까지 포함한 마인2 엑스레이 솔루션은 가방에 넣어도 될 만큼 소형화돼 있어 휴대가 간편하다"며 "결핵협회 등에서도 이동검진을 할 때 우리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수술실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크기가 작아 편리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대학병원 등에서 시범사용을 마치고 보급 확대를 추진 중"이라고 덧붙였다. 또 오 대표는 "해외에서도 한국 의료기기를 찾는 곳이 늘면서 받기 어려운 의료기기 인증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졌다"며 "마인2 수출 국가만 47개국에 달한다"고 말했다.
휴대가 간편하다는 것 외에 다른 엑스레이 기기에 비해 에이치디티 휴대용 엑스레이 제품이 지닌 강점은 피폭량이 적다는 점이다. 경쟁 제품에 비해 피폭량이 6분의 1 수준이고, 구식 엑스레이 촬영장비와 비교하면 20분의 1에 그친다.
건강검진·치과 치료 등에서 엑스레이 촬영이 늘면서 방사선 피폭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이 적은 에이치디티 제품 수요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오 대표는 기대했다. 기존 제품과 방사 방식이 달라 촬영 대상 주변에 있는 사람까지 피폭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. 이 때문에 별도의 차폐실을 꾸밀 필요가 없어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그만큼 활용 장소도 더 다양해질 것이다.
에이치디티는 엑스레이 촬영 기능이 탑재된 마인2에 산소포화도와 열분포도까지 감지하는 기능을 추가한 엑스레이 기기 `마인올뉴`도 출시해 올해부터 판매에 들어갔다. 오 대표는 "겨울철에는 낮은 온도 때문에 열화상 카메라가 실제 체온보다 훨씬 낮은 온도로 측정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찾아내는 데는 무용지물"이라며 "마인올뉴로 산소포화도와 열분포도를 측정해 폐쪽에 열이 많이 분포된 게 확인될 경우 추가로 엑스레이 촬영까지 진행해 코로나 감염 의심자를 정확하게 구분해낼 수 있다"고 주장했다. 오 대표는 "엑스레이 촬영 영상을 보고 코로나인지, 결핵인지 등을 분석하는 일에는 인공지능(AI)을 활용하고 있다"고 전했다.
에이치디티는 2차원 이미지를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모델링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품질 검사에 사용하는 산업용 실시간 CT도 만들어 최근 국내 대표 전자기업 1차 협력사에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.
기존 CT의 팬 빔 방식보다 스캔 소요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방사선 노출도 훨씬 적은 의료용 실시간 CT도 출시했다. 오 대표는 "이 장비는 원추 형태 방사선을 활용하는 콘 빔을 사용하므로 피폭량이 기존 제품의 7400분의 1로 줄어든다"고 설명했다. 이외에 초고속전자현미경, 의료폐기물 자동 포장기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기술과 제품군을 구축하고 있다.
에이치디티는 직원 39명 대부분이 연구직으로 구성된 연구개발(R&D) 중심 중소기업이다.